살아가는 이야기

지난 겨울

회형 2011. 3. 21. 15:46

 

지난 겨울은 유난히 추웠고,  또 그 추위도 길었다.

20여년 전 지금의 집으로 이사 와서 바깥 화장실 수도가 얼어 터진적이 있었는데, 이번 추위에 다시 얼어 터져 버렸다.

그러니 20여년 만의 추위라는 셈이다.

바깥 화장실이라 조금의 추위라도 비닐로 문을 가리고 백열등 전등을 밤새 켜두어 조금의 열이 나도록 하는 등 신경 써서 보온, 방풍해 왔었는데 그것으로도 부족했었던 추위였다.

그 추위가 상당한 기간동안 계속 되다보니 수도관에 조금씩 얼음이 생기게 되어 나중엔 완전히 얼어붙어 터지게 된 것이다.

추위가 어느 정도 풀린 날 아침 콸콸 쏟아지는 수돗물을 보게 될 때 까지는 이렇게 얼어터진 줄을 모르고 있었으니 얼마나 누수가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후 마당 청소를 하기 위해 물통의 얼음을 깨트렸더니 이렇게 나이테가 생겨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하루씩 추워질 때 마다 한층 씩 얼음이 새로 생겨 나타난 모양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대충 보아서도 10겹 이상의 층이 있는 것을 보아 그 정도 이상의 추운 날씨가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사는 포항지역은 바닷가에 위치한 덕분에 그렇게 극심한 추위는 피할 수 있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층층이 얼음이 언것은 포항에 이사 온 이후로 처음일것 같다.

 

한편

방안에 들여다 둔 화분에는 겨우내 예쁜꽃들이 피어 있어 그나마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지난 봄에 포항 근처의 기청산 식물원에서 구입해 온  자란(紫蘭)이 따뜻한 방안에서는 한겨울부터 자태를 자랑했었다.

 

자란중에도 흰꽃을 피우는 것은 베란다에 내어두었더니

이제 꽃대를 내밀고 있는데, 이것도 아마 조만간 예쁜꽃을 피우리라 생각된다.

 

이것의 이름이 바이올렛이 맞는가는 의문이지만

이 놈도 찬바람이 불면서 부터 활짝 겨우내 맵시를 자랑하더니만, 봄바람에 꽃잎이 시들어가고 있다.

고맙다.

그 추운 겨울 내내 우리 식구들 눈을 즐겁게 해준 것이.

이제 분갈이 할 때는 유기질 비료를 듬뿍 넣어주마.

 

 

 

뒤에 넘어져 있는 모기약통이 눈에 거슬리누만.

한 겨울이 올때까지 사용하던 것이어서 그곳에 넘어져 있었던 모양이다.

이번 여름에는 모기에게 좀 덜 시달려도 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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