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노망인가?

회형 2009. 5. 15. 13:09

며칠 전 일요일이었던가?

집에서 점식식사를 하고 커피 생각이 나서 전기주전자에 한잔 정도의 약간의 물만 넣고 끓였다.

그 사이에 기다란 봉지커피를 개봉해서 잔에 부어두고, 금새 끓여진 물을 부으려고 하는데 잔에 커피가 없는 것이다.

금방 여기에 커피를 넣어두었는데, 그 커피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순간적으로 상 위를 둘러보는데 밥 먹었던 빈 밥그릇에 커피가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어쩔 수 없이 빈 밥그릇에 숭늉처럼 커피를 타 마시게 되었다.

오늘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스승의 날을 기해서 교내체육대회를 겸해서 하기로 하였다.

운동장에서 스승의 날 기념식과 체육대회 개회식을 하고 학생들의 경기가 시작되는 것을 보고는 찾아오신 손님접대를 위해 안으로 들어왔다.

학부형 몇 분이 체육대회에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빵과 음료수를 보내왔고, 스승의 날이라고 꽃과 과일도 들고 오셨다.

평소처럼 교장실에서 손수 손님 접대를 한다.

커피를 좋아하시는 운영위원장님과 같이 하기 위해서 또 한 잔의 커피를 마시기로 하고 프림이 들지 않은 커피봉지 두개를 개봉해서 넣었다.

아침에 출근해서 커피 한잔 했지만 손님에게는 커피를 대접하면서 주인이 다른 차를 마시는 것도 그렇고 해서 같이 마시기로 생각했던 것이다.

위력좋은 전기주전자에서 금방 끓여진 물을 잔에 부으려니 또 커피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빈 봉지는 분명 두개인데, 커피가 든 잔은 하나뿐이다.

잔 하나에 두개를 같이 넣은 것이다.

머그컵 큰 잔에 두개의 커피를 비워두고 점심식사 후 천천히 먹기로 하고 새로 잔을 준비한다.

지난 일요일 밥그릇에 커피 타 마신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다.

나이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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