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사이에
한여름에서 가을로 넘어와 버렸습니다.
어제 저녁에는 창문을 닫고 자다가 새벽녘엔 전기매트에 전원을 넣었지요.
오늘 아침
선선한 날씨에 기분좋게 출근해서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어
지난 겨울, 안동 사는 제자가 보내준 국화차를 개봉했습니다.
국화향기가 입안에 확 돌아나가면서 이 방을 가득 채우네요.
결재관계로 들어왔던 선생님이 국화향기를 느낀다고 했으니,
돌덩어리 처럼 딱딱하던 말린 국화꽃이
뜨거운 물에 들어가서 활짝 펼쳐지며 향기를 뿜습니다.
가을 신선이 된 기분입니다.
어제는 시내에 근무하는 후배 한사람이 찾아왔습니다.
포항에서 경주로 가는 길목에 양동마을이라는 민속마을이 있는데 그곳에 사는 여강 이씨(보통 이곳에서는 양동 이씨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면 제법 행세깨나 하는 양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마을에 산다네요.
이씨도 아니면서
연유를 물어본 즉
그 큰 고택의 주인이 먼데 나가서 살고 있는데
비워둘 수 는 없고
집관리 겸 와서 살아달라해서
돈 한푼 안주고
큰 별장을 얻어서 살고있다고 자랑을 하네요.
넓은 마당에서 장작불 피워 놓고 그 잔불 숯불에 돼지고기 구워먹으면 끝내준다.라는 자랑을 늘어놓고 갔습니다.
아마 우리가 방 한칸 빌려 돼지고기 구워 먹어도 괜찮을 그런 후배입니다.
다정한 이웃들과 함께
돼지고기 두텁게 썰어 돌판위에 얹어두고
상치쌈에 소주한잔 곁들여
온 세상을 다 얻는것 같은 마음으로 기분좋게 취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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