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국화차

회형 2007. 8. 30. 15:57

며칠 사이에

한여름에서 가을로 넘어와 버렸습니다.

어제 저녁에는 창문을 닫고 자다가  새벽녘엔 전기매트에 전원을 넣었지요.

오늘 아침

선선한 날씨에 기분좋게 출근해서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어

지난 겨울,  안동 사는 제자가 보내준 국화차를 개봉했습니다.

국화향기가 입안에 확 돌아나가면서 이 방을 가득 채우네요.

결재관계로 들어왔던 선생님이 국화향기를 느낀다고 했으니,

돌덩어리 처럼 딱딱하던 말린 국화꽃이

뜨거운 물에 들어가서 활짝 펼쳐지며 향기를 뿜습니다.

가을 신선이 된 기분입니다.

 

어제는 시내에 근무하는 후배 한사람이 찾아왔습니다.

포항에서 경주로 가는 길목에 양동마을이라는 민속마을이 있는데 그곳에 사는 여강 이씨(보통 이곳에서는 양동 이씨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면 제법 행세깨나 하는 양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마을에 산다네요.

이씨도 아니면서

연유를 물어본 즉

그 큰 고택의 주인이 먼데 나가서 살고 있는데

비워둘 수 는 없고

집관리 겸 와서 살아달라해서

돈 한푼 안주고

큰 별장을 얻어서 살고있다고 자랑을 하네요.

넓은 마당에서 장작불 피워 놓고 그 잔불 숯불에 돼지고기 구워먹으면 끝내준다.라는 자랑을 늘어놓고 갔습니다.

아마 우리가 방 한칸 빌려 돼지고기 구워 먹어도 괜찮을 그런 후배입니다.

다정한 이웃들과 함께

돼지고기 두텁게 썰어 돌판위에 얹어두고

상치쌈에 소주한잔 곁들여

온 세상을 다 얻는것 같은 마음으로 기분좋게 취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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