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600km를 운전하고 돌아왔습니다.
연료를 가득 채우면서 게이지를 표시해 두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아내가 어릴 때 딱 일년간을 살았던 먼 동네를
근래에 들어서 '그립다', '가보고 싶다'는 말을 수차례나 거듭 하데요.
처음에는 못들은체,
몇번 들어도 아닌체 하다가
큰 맘을 먹었습니다.
평소에 장거리 운전을 하면 어깨, 팔다리 쑤시고 힘들어서
장거리 운전은 피하는 편이었지요.
아내와 막둥이를 태우고 오전 10시를 넘어서 집을 출발했습니다.
도평에서 길안으로 넘어가는 터널을 막 지나면 오른편으로 잘 생긴 노거수 한 그루가 있습니다.
그 그늘 아래에서 과일 깍아 먹으면서 쉬고
안동 시내 들어가서 순한우 곰탕으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우리 막둥이가 곰탕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다녀오고 몇일 뒤에도 '그 곰탕...'하면서 입맛을 다십니다.
서안동에서 중앙고속도로로 올리고 제천에서 나왔습니다.
날씨는 무지 더운데
에어컨은 최대로 올려두고
그래도 고물 겔로퍼는 잘 달려 주었습니다.
제천에서82번 국도를 타고 평창으로 가는 중간에 아내가 오래전에 살았던 작은 마을에 당도했습니다.
오래전 부터 살고있던 마을 주민에게서 변화된 마을 설명도 듣고
없어진 집터에 다른 건물이 들어선 모습도 사진에 담고
다니던 초등학교는 벌서 폐교되고 개인회사 소유로 넘어가 버렸습니다.
남아있는 작은 추억거리라도 찾을려고 이곳 저곳 기웃거리고 사진에 담고,
옛날 같았으면 간첩이라고 신고 당할것 같은 행동을 보였지요.
당일로 돌아와야하는 사정때문에 은근히 아내를 재촉하고
평창으로, 영동고속도록를 타고 오다가 7번국도를 이용해서 동해안을 계속 내려왔습니다.
속초 부근에서 저녁으로 먹은 물회가 너무 양이 많아 식구 모두들 허리끈을 느슨하게 풀어 두었고
그 부근은 아직까지도 꼬불꼬불한 길이 너무 위험해 졸음이 달아났지만
경상북도로 들어서고 난 뒤로 부터는 잘 뚫린 4차선도로여서 졸음을 이기기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너무 시간이 늦어지고
식구들이 모두 귀가하지 않으면 대문 열어두고 불안 초조해 하시는 치매 어머니 걱정 때문에 쉬어갈 수 가 없었지요.
자정 가까이 되어서 집에 도착하니 어제 늦게까지 과음했던 피로까지 밀려와 뻗어버렸습니다.
그래도
아내의 소망을 들어주었다는 작은 보람이 가슴 한편에 남아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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