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타!
흙도 없고
길바닥 먼지만이 조금 모여 있을 뿐인
담벼락 아래
콘크리트로 뒤 덮힌 곳에
이렇게 예쁜 채송화가 꽃을 피웠다.
아니 이 놈이 어떻게 이곳까지 왔을까?
우리 집 마당에 재래종 채송화가 있긴 하지만
채송화 씨가 바람에 날리는 것도 아닌데.
지역에 따라 가을가뭄이 위험한 정도로 지속되고 있다는 이때에
이 놈이 어떻게 이곳에서 생명 줄을 이어가고 있을까.
정말 희한타!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모두 한 입씩 보탠다.
아이구 그 놈 참 희한타.
주어진 제 명줄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내 버리는 이런 세태에
그 놈 참 대견타! 희한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