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채송화

회형 2011. 10. 14. 11:32

 

희한타!

아니 이놈이 어떻게 여기에 자리를 잡았을까?

흙도 없고

길바닥 먼지만이 조금 모여 있을 뿐인

담벼락 아래

콘크리트로 뒤 덮힌 곳에

이렇게 예쁜 채송화가 꽃을 피웠다.

아니 이 놈이 어떻게 이곳까지 왔을까?

우리 집 마당에 재래종 채송화가 있긴 하지만

채송화 씨가 바람에 날리는 것도 아닌데.

지역에 따라 가을가뭄이 위험한 정도로 지속되고 있다는 이때에

이 놈이 어떻게 이곳에서 생명 줄을 이어가고 있을까.

정말 희한타!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모두 한 입씩 보탠다.

아이구 그 놈 참 희한타.


주어진 제 명줄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내 버리는 이런 세태에

그 놈 참 대견타! 희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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