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정의란 무엇이가?

회형 2011. 7. 26. 14:16

마이클 센델 교수가 쓴 책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하도 유명하고, 베스트셀러란 이야기를 듣고 학교 도서관의 책을 가져와 읽어보았다.

인문, 철학적인 심도 있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간 책이었지만 아무래도 굳어진 머리로 읽기엔 조금은 무리였다.

계속해서 20분 이상 정독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집중이 되지 않을 때는 조용헌의 칼럼, 송형석의 위험한 심리학 등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몇 권의 책을 책상위에 올려두고는 번갈아 가면서 읽었다.

조간신문 두 종류가 책상위에 놓여있지만 한편으로는 교장의 책 읽는 모습을 우리 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조금은 이른 시간 우리 선생님들의 출근이 시작되기 전의 시간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책을 든다.

교장실의 위치가 출입문을 활짝 열어두면 여직원 화장실과 바로 관통하게 되도록 되어 있어 일정한 간격으로만 열리도록 걸쇠로 고정시켜두고 책을 펼쳐든다.

어떤 때는 책 내용에 몰입하다보면 학교 스캐줄을 잊을 정도로 빠지게 되기도 하지만, 어느 땐 책 내용은 허공에 맴 돌고 엉뚱한 생각만 머리에 가득 찰 때도 있다.

그래서인지 ‘정의란...’ 책을 두 번이나 정독하여 읽었지만 막상 머리에 남아 있는 게 별로 없다는 생각에 오늘은 책의 차례 큰 제목, 작은 제목을 가지고 있는 노트에 적어보았다.

대부분의 내용이 기억에 떠오른다.

두 번이나 읽은 효과가 있는 것인가?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읽었던 기억이 있고, 이야기의 주제를 떠 올릴 수 있는데 왜 머리에 남아있는 게 별로 없다는 느낌이 들까?

전체적인 흐름 파악이 제대로 안된 탓인가?

이 책의 처음에서부터 끝까지의 주제는 어떤 사건, 해석 등에 대한 딜레마가 아닌가?

정의(正義)를 어떻게 정의(定義)해야 하는가의 딜레마.

공리주의와 자유지상주의, 도덕과 자유, 계약과 합의 등에 따르는 갈등.

이제 이런 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굳어진 가슴과 머리만 남아있고 탄력을 잃어버린 탓일까?

아니면 세상의 다양한 경우와 사고(思考)를 하나의 말장난으로 치부해 버리게 되는 늙은이 특유의 고집 때문일까?

아무튼 이번 기회로 나의 굳어진 눈동자를 조금은 부드럽게 만든 효과는 있었으리라.

머리가 잘 회전되는 영리함을 배우고 싶지는 않고, 더욱이 정치인들의 자기 입장만 교묘히 포장하는 말기술 따위의 잔재주는 부러워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생각과 경우가 우리 주위에는 이렇게 널리 퍼져있구나 하는 넓은 안목과 마음을 기르도록 해야겠다는 계기는 만들어 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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