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가을의 향기

회형 2010. 10. 19. 13:43

지난 15일 금요일에는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갈라편을 관람했고, 일요일엔  사위와 딸까지 불러서 ‘울지마 톤즈’를 관람했다.

10남매 중 9번째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형편 중에도 의과대학을 졸업하여 의사가 되고도 신학대학으로 사제의 길을 선택했으며, 신학생 시절 다녀왔던 아프리카 수단의 남쪽지역 톤즈를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자신의 길로 알고 서품 후 내전에 시달리는 남수단으로 향했던 것이다.

그곳에서 의사이자, 선생님이고, 버려졌던 나병환자들과 불우한 청소년들에게 아버지 역할을 했던 고(故) 이태석 신부님의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아는 사람으로부터 대체적인 소개를 받았던 터라 기대를 가지고 갔다.

2년 만에 한번씩 나오는 고국으로의 휴가기간 중에 말기 대장암 판정을 받고도 후원 음악회에 나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노래 부르던 그 신부님의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키가 큰 딩카족의 남자들은 눈물을 보이지 않는 용감한 전사들 이었지만 자신들의 가장 큰 벗이었던 졸리(John Lee)신부님의 영정을 앞세우고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과, 통곡하는 여인네들의 모습을 통하여 더더욱 신부님의 참 모습을 깨닫게 되었다.

옆자리 앉았던 아내의 눈이 퉁퉁 부어 나올 정도로 가슴 찡한 영화였다.

사실은 나도 애써 눈물을 참고 있었던 것이다.

 

 


어제 저녁엔 다시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대구대교구 4대리구(포항, 경주지역)의 라우다떼(라틴어로  ‘찬미하다’라는 뜻) 합창단의 정기공연을 관람했다.

순수 아마추어 모임이라 약간은 설익은 모습이 보여 지기도 했지만 대체로 평균 50세 정도의 연령으로 대단한 연습량을 생각하면 박수가 크게 나왔다.

한국 최고의 테너 가수 엄정행씨의 찬조출연, 젊은 보좌신부 4분으로 구성된 밴드의 신명남.

가을의 향기가 몸 안 가득 들어차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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