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내의를 입지 않고 살아온 시간이 얼마나 되었더라?
옛날 보다 추위가 그렇게 심하지도 않을뿐더러, 내가 살고 있는 포항은 바닷가에 위치한 영향인지 그렇게 춥지 않은 편이다.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내의가 두텁고 불편해서 잘 입지 않으려고 하다가 어머니로부터 ‘추운데 멋 부린다‘고 꾸중을 들은 적도 있었다.
추위가 극심했던 전방 군 생활 때와 80년대 시골학교 근무 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닐 때는 두꺼운 내의를 마다않고 찾아 입을 수밖에 없었지만, 차를 구입하고 난 이후부터는 내의가 거의 필요 없었다.
아파트 사는 사람들은 한겨울에도 반소매 차람으로 생활하는 것을 당연시 할 정도의 시대 분위기였다.
사실 지금도 내의를 챙겨 입지 않아도 큰 불편은 없다.
단독주택이라 하나 그래도 춥지 않을 정도로 난방은 해 두고 있고, 학교에 출근해서도 남향의 사무실은 해만 떠오르면 춥지 않을 정도는 된다.
꼭 필요할 경우에는 천장형 냉난방기를 가동하여 쉽고 쾌적하게 난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젠 내의를 입기로 했다.
처음엔 하의만 착용했었지만 어제부터는 상의도 같이 착용하고 있다.
예상 외로 효과가 무척 크다.
어제같이 추운 날 난방을 하지 않고도 추운 줄 몰랐다.
다른 선생님들이 교장실로 들어와서는 춥다고 말하지만 내의로 무장한 탓인지 전혀 춥지 않았다.
요즘은 신소재 섬유로 얇기는 종이장 같은데 발열섬유라면서 입고만 있어도 몸에서 나오는 습기와 만나 열을 방출한다는 멋진 내의다.
퇴근해서 집에 있을 때와 저녁 걷기 운동 때는 내의를 벗어버린다.
겨울에 내의를 입기 시작하면 봄이 되어도 벗기가 힘들어 진다는 말이 있다.
계속적으로 내의를 착용하고 있으면 아마도 이런 굴레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은 생각에 낮으로는 착용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벗어버린다. 이렇게 해야 봄이 올 때 쉽게 내의를 벗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요즘 TV 광고에 내의입기를 권하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정말 나도 다른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조금의 불편이지만 이렇게 내의를 입고 있으니 정말 든든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