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국회의원 선거

회형 2008. 4. 10. 11:51
 

이제껏 살아오면서 여러 번 선거에 투표를 하였지만, 한번도 아내와 달리 해 본적은 없었다.

꼭히 누구라고, 이야기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둘의 의견은 하나로 모아졌기 때문이다.

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그 양상이 조금 달라졌다.

선거를 며칠 앞두고

한적한 산책길을 걸으면서 나온 이야기 중에 ‘나는 누구를 찍어야 겠다’라고 먼저 아내가 의견을 내어놓는다.

아마 나의 생각과 다르리라는 우려 때문에 먼저 이야기를 던지는 느낌이었다.

사실 내 생각도 정해지질 않아서 누구를, 어느 당을 선택할까 망설이고 있던 참이었다.

아내가 내세우는 의견도 분명 일리가 있고, 논리도 정연하다.

그러나 그렇게 출사표를 내어 놓은 선량(選良) 희망자들이 정말 자기를 던지며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 봉사할 마음을 가지고 있기나 하는가 하는 의심이 앞서는 것이다.

‘권력을 얻기 위해서는 제 아비도 판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정말 이 사람들이 자기 권력, 입신출세 등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을 위하겠다는 마음을 조금만이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위해 발 벗고 나설 수 도 있으리라.

하지만 지금의 이 선거판은 그게 아니다.

어찌 보면 이전투구(泥田鬪狗)의 형상 그대로 아닌 가 의심스러울 뿐이다.

말이야 항상 국민을 앞세우고, 국민에게 봉사하고 라는 말로 포장하지만 진정 속마음은 다른 곳에 가있는 게 맞는 이야기일 것 이다.

그래도 그 중에서 조금이라도 덜, 조금이라도 국민들 가까이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 하는 생각 끝에 얻은 결론은 아내와 다른 것이었다.

시간이 조금씩 날 때 마다 서로의 이야기를 슬며시 꺼낸다.

고집 부리며 ‘내가 옳다’하고 주장할 나이는, 관계는 아니다.

서로 의견이 달라도 이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드리는 정도의 나이가 되었다.

끝내 투표 전까지 합치를 보지 못하고, 다르게 투표를 하고 돌아왔다.

어찌되었건 선거 끝나고, 조용한 시간을 다시 얻게 되었다.

오늘따라 비바람이 몹시 심하게 분다.

그 동안의 선거판 열기를 식히고, 지저분한 찌꺼기도 쏵 쓸어가버리고

뽑힌 선량(選良)들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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