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대송중학교에 4년을 임기로 한 초빙교장의 근무가 한달도 채 남겨지지 않은 막판의 여름방학이다.
처음 이곳으로 부임해 왔을 때만해도 참 말들이 많았었다.
분명 교장 중임임기가 남고 전문직경력을 갖추고 있어, 큰 욕심을 부릴 줄로만 생각했었던 사람이 난데없이 포항 변두리 소규모 학교의 초빙교장을 지원했었으니 말이다.
이곳에서 4년.
그동안 참 무던히 애도 많이 썼다.
교원능력평가는 내가 부임하기 전부터 시행되었으니 차치하고서라도,
전교생의 방과후학교 전원 무료로 시행한 것. 학생들 중에는 의례히 실시되는 방과후학교 시간을 정규수업시간인줄로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돈도 받지 않고, 전교생이 모두 빠짐없이 참여하게 되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으리라.
야간의 반딧불학교 운영으로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저녁식사와 학습교재까지 제공하며 교실을 개방했던 일,
지난해는 예산이 부족하리라는 예상이 들어 교육청에 부탁하여 일부 지원을 추가로 받기도 했고, 지역발전협의회의 발전기금의 지원을 부탁하기도 했었다.
물론 여지없이 묵살되어 크게 실망하기도 했었지만, 마침 ‘사교육 없는 학교’ 사업 신청 안내공문을 받게 되었다. 어쩌면 꼭 우리학교를 위해서 만들어진 사업 같다는 생각에 일부 반대하는 선생님이 있었지만 신청을 하게 되었고, 교육부로부터 지정받게 되었고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게 되어 예산 부족의 근심을 일거에 날려버리게 되었었다.
금년부터는 야간에 2시간씩 한동대학교 학생들을 불러 그룹지도 형태로 바꾸면서 일부를 부담시키기도 했다.
그 동안 학생 자체 부담 없이 시행했던 방학 중 보충수업이나 야간 특강 등의 경우 마음대로 빠지는 경우도 있고 하여 수업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 안타까운 것이 이렇게 학생들을 위하여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학생들의 학력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였으나 일부 관심 있는 몇 학부모들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학력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우선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 가족 구성이 안정되어 있지 않은 가정 등으로 자녀들의 학업에 관심이 소홀해질 수 있는 사정이 있지만 보호자의 무관심이 학생들 자신의 의욕부진, 목표상실 등으로 학교 전체의 학력향상이 별로 나타나지 않았던 점이 아쉽다.
학교의 시설은 대한민국 어디에 내어놓아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갖추어 놓았다고 자부하고 싶다.
우리학교 학생 모두들도 물론이고, 졸업생들, 학부모들이 빠짐없이 학교시설의 우수함을 인정하고 있는 편이다.
교장실, 교무실에 앞서 3학년 교실에 천장형 냉난방기를 설치했었고, 이듬해 전 교실, 특별교실에 천장형 냉난방기를 설치하고 그 통제기를 교무실에 달아두어 실제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이 사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였다. 물론 이렇게 하므로 쓸데없는 곳에 에어컨이 작동되는 경우도 몇 차례 있었지만 사용에 편리하도록 한다는 의미로 그렇게 하였던 것이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이 방학 중에도 화장실 칸막이와 양변기로의 교체작업이 진행 중이다.
칸막이로 사용하던 보드는 질이 낮아 물이 스며들면 쉬 부스러져 문고리와 고정 장석들이 떨어져나가 학생들로부터 건의사항 1순위에 올라오고 있던 것이었다.
물이 스며들어도 변해지지 않는 좋은 재질로 칸막이를 바꾸고, 또 집에서 양변기를 사용하던 학생들이 학교에서 좌변기를 사용하기 힘들어 장애인용으로 설치되어 있는 양변기 앞에 줄을 선다는 사정이어서 같이 모두 양변기로 교체하기로 하였다.
예산은 포항시 교육경비보조와 자체 대응예산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학교 본관건물은 처음 건축 당시에 기반 위까지 파일을 박는 공법을 사용하여 안전하게 지어졌지만 본관건물에 붙어있는 계단, 출입구는 지반다지기 공사가 제재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하여 많은 침하를 가져왔고, 일부는 위험한 상태까지 되어있어 부임 초부터 교육청에 보수공사를 신청했던 것이 다음주부터 보수공사가 시행될 예정이다.
다음 교장이 부임하면 그래도 아쉽고, 부족한 면을 보게 되겠지만 나로서는 최선을 다해 학교시설을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편리하고 쾌적하도록 가꾸어 왔다고 자부하고 싶다.
이제 한달이 채 남지 않은 임기를 남겨두고 주위를 둘러본다.
업무추진비는 절반 이상을 남겨두어야지.
방과후 학교 운영비도 시행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예산분배를 투명하게 해 두어야한다.
사람은 떠난 자리가 아름다워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