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이야기

귀한 우리 아이들

회형 2008. 11. 4. 11:17

지난 토요일 인근의 초등학교 부설 유치원 학예발표회에 초청을 받아 참석하였다.

어린 고사리 같은 아이들의 재롱에 한바탕 웃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또래 아이들보다 성숙하여 리더 역할을 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무용 중에 옆의 아이 손에 얼굴이 부딪혔다며 무대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코흘리개도 있었다.

젊은 부모들은 자기 아이들 출연하는 장면을 담을려고 카메라를 연신 들이댄다.

세상 살아가는 낙이 여기에 있구나 싶다.

아무리 어려운 형편에 있어도 어린 자식들 재롱에 만사 시름을 잊을 수 있다.

우리 옛말처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그런 존재들이다.

자기 자식들은 이렇게 예쁘고 귀하건만, 나이든 자기 부모들은 왜 귀찮은 존재가 될까?

나부터도 그렇다.

물론 치매에 걸린 병중의 환자이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다하여도 나이 드신 어머니가 어린 자식들과 같은 귀한 존재로 여겨질까?

옛날의 고려장은 왜 생겨났을까.


초등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하교하는 우리학교 학생들과 많이 마주쳤다.

학교 밖에서 교장을 만났다는 것 때문일까. 교내에서와 달리 아이들이 유난히 정이 담긴 인사를 한다.

먼데 있던 아이들도 가까이 뛰어와서 인사하고, 어떤 놈은 악수하자며 손을 내밀기도 한다.

복잡한 도로에 위험할까봐서 한쪽으로 비켜서라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다. ‘교장선생님 왜 걸어 다니세요?’, ‘차 고장 났어요?’뭔가가 평소와 달라 보이는 모양이다.

우리 아이들이 참 예쁘다. 학교 안에서 평소 약간씩 말썽부리는 놈도 여기 나와서 보면 귀엽기 짝이 없다.

귀하지 않은 아이가 어디 있으랴.

말썽피우지 않고 자라는 아이가 어디 정상이라 할 수 있으랴.

모두가 다 공부 잘하는 우등생이라면 우등생이라 할 수 있겠나.

약간씩 모자람을 가지면서도 나름대로 존재가치를 가지고 있는 귀한 아이들 아니겠나.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더 많이 가져야겠다.

토요일 오후 따스한 햇살을 받으면서 학교로 돌아오는 길에 여러 가지 많은 생각들에 잠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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