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이야기

완쾌를 빌면서

회형 2008. 10. 23. 15:51

우리학교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선생님 한분이 중병에 걸렸습니다.

신체 좋고, 인물 좋고, 성격 좋고, 능력 있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입니다만, 담배가 심했던 한 가지 흠이 있었지요.

담담하게 자기 병을 받아들이면서, ‘수술을 할 수 있을 정도면 좋고, 안된다면 어떠하겠습니까, 할 수 없는 거지요. 그나저나 일은 많이 벌려두었는데,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미루게 되어서 미안스럽습니다.’라고 합니다.

진작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말렸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너무 일을 많이 벌려놓아서  이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엄청 준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드네요.

학교 일은 걱정 말고 수술 잘 받고 빨리 쾌차되도록 노력하라고 말은 합니다.

요즘은 의술이 발달해서 웬만한 병은 걱정 안 해도 될 정도이지만, 아무래도 암이라는 병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위사람들까지도 걱정해야 하는 병이지요.

‘내가 다시 학교에 나와서 학생들과 대면할 수 있을는지…’하는 말끝에는 마음 한쪽이 내려앉는 듯한 울컥함이 올라옵니다.

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이 있을까봐 서둘러 강사를 구하고 시간운영에 차질 없도록 조처하는 자신이 너무 냉혹한 것 같아 싫어지기도 합니다만, 많은 학생들의 학습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애써 변명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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