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이야기

회계직원 해임

회형 2008. 1. 31. 09:45

학교에는 자체예산으로 채용하는 회계직원이 있다.

얼마전

이 직원을 해임하겠다는 통고를 하였다.

본인도 그 전부터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라 수긍하면서 통고서에 사인을 하고 받아갔다.

큰죄를 짓는 기분이다.

갓난아기와 함께 친정에서 생활하고 있는,

개인적으로 힘들게 살고 있는 직원이기에 더 크게 마음이 아린다.

사회적으로 비정규직 보호니 하는 법을 떠나 인간적인 면에서 못할 짓을 한 기분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밤에 잠이 오질 않습니다'라는 그 직원의 한숨섞인 이야기가 귓전에서 떠나질 않는다.

학교가 시내 변두리에 위치해 있고

지리적인 여건상 학교 규모는 자꾸 줄어들고, 학생들이 납부하는 학교운영지원금의 절반 이상을 한 사람의 인건비로 지출하여야 하는

형편에서 더 이상 미룰 수 가 없었다.

일년전에 잠시 이야기를 거론했다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뉴스가 있어서 미루어 두었는데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무기계약이라는 용어로만 바뀌었을 뿐 사실상 그 전과 별로 달라진게 없다.

 

몇일전,

시내 중심가에 규모가 큰 어떤 학교에서 회계직원을 채용한다는 공고가 인터넷상에 올라와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는

그 학교 교장에게 우리 직원을 추천하였다.

업무능력도 있고, 인간성도 좋고, 검증된 사람이어서 적극 추천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나 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그 학교 교장의 목소리는 평소에 듣던 소리가 아니다.

직감적으로 '아! 내정된 사람이 있는 모양이구나'느끼게 된다.

'소규모 우리 학교보다는 오히려 큰 학교에 근무하게 되면 출퇴근도 쉽고, 지금 처럼 해임 걱정도 안해서 오히려 좋지않겠는가' 하고 위로하던 이야기가 무색해 져 버리게 되었다.

여러 군데로 부탁 전화를 해 두었다.

요새 처럼 어려운 불경기에 누가 직원을 쉽게 채용할려고 하겠는가.

걱정이 계속 되고, 그 직원 얼굴 대하기가 힘들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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