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죽마고우를 보내고
회형
2010. 8. 30. 11:48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했던가.
호흡이 힘들어 그렇게나 고통을 겪고 있다가
마지막 간 모습이 참 평안했었다는 말은
개똥밭도 밭 나름이라는 말이겠지요.
식도에 암이 생겨
기도(氣道)까지 막아버려 그렇게 힘들었다지.
세 차례의 항암 치료를 견뎌내지 못할 정도로 체력도 떨어져있었고,
든든한 아들 둘
장가가는 모습이라도 보고가질.
아님
9월 초등학교 발령을 기다리는 장남의 선생님 된 모습이라도 보고 가질.
어릴 때부터
참 힘들게 살아왔었다는 기억이 난다.
말이 없고
씩 웃길 좋아했던 친구.
그 만큼 술도 좋아했었지.
술 취해도 입 무거운 것은 여전했었다.
군위 천주교 공동묘지
조성된 지 오래되었지만
올 기회가 별로 없었고, 처음 와 본다.
높은 산 중턱
똑 같은 돌로 덮어져 있는 무덤들.
군인들 사열하듯 줄 맞춰 누워있다.
환갑이 다 된 아들이지만
자기 속으로 난 아들 앞세운 엄마의 마음은 모두 저러하겠지.
오열하는 모친의 모습이 걱정스럽다.
초복 날의 높은 하늘의 뭉게구름 흘러가는 모습이 예사로이 보이지 않는다.
만나고 흩어지고,
둥글었다 퍼지고,
높은 구름은 동(東)으로, 낮은 구름은 서(西)로
우리 인생도 저 구름 마냥 모이고 흩어지고,
마음이 몹시 슬프다.
어릴 적부터 각별히 친하게 지내왔던 친구여서 더욱 그렇다.
슬프고,
마음도 텅 빈 것 같다.
지난 7월 죽마고우를 보낸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