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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강아지 분양

회형 2009. 11. 2. 10:49

6마리 강아지를 원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대로 분양하고 남은 2마리.

친하게 지내는 후배에게 마지막 한 마리를 분양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암컷인 흰둥이를 남기려고 생각하고 목걸이를 채워두었는데, 분양받으러 온 사람의 선택의 여지를 주기 위해서 목걸이도 풀어놓았다.

원하는 놈을 선택하라 했더니 옷 잘 입은 흰둥이가 선택되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놈은 탈출에 재능을 보여 붙여진 일명 ‘빠삐용’이다.

콧잔등에 흰 반점이 있어 앞서 분양되어간 강아지들 보다 덜 선호되었던 것이다.

어쩌면 그 흉이 덕이 된 것이다. 어미와 같이 남아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못생긴 소나무 고향 지킨다.’라는 말이 갑자기 생각이 난다.

사람도 능력이 출중하고 시쳇말로 출세했다는 사람들은 모두 자기 잘나 고향 떠나 살고 있기 십상인데, 조금은 모자라고 부족하다 싶은 사람들이 고향에 남아 부모에게 효도하면서 살아가는 현세대를 비유해서 나타낸 말이다.

나는 잘 생긴 소나무인가? 아님 못 생긴 소나무인가?

일요일 아침 마지막 강아지를 보내면서 가을을 더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