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우를 위한 작은 음악회
어디에선가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지난여름에도 몇 차례, 오후 이 시간 무렵 들려오고는 했었는데,
옥상에 올라가서 사방을 살펴본다.
선린한방병원 잔디밭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아마 환우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가 열리는 모양이다.
가까운 곳이라 서둘러 나가본다.
매일 저녁 산책길에 지나다니는 길이지만, 이렇게 병원 안쪽으로 들어와 볼 기회는 별로 없었다.
환자들이 거의 연세 높으신 노인들이다.
의료보험법으로 선린병원에서 치료를 계속 할 수 없는 장기요양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 중심으로 이 한방병원이 운영된다.
당연히 연세 높으신 분들이 주 환자 층이다.
색스폰을 중심으로 오카리나 연주도 있고, 나이 드신 분들 대상이라 트롯 가요와 70년대 유행했던 통키타 가요인 등대지기, 아름다운 것들 등의 노래가 연주되었다.
군대와 병원에서는 이른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
저녁식사를 막 끝낸 환자들이 잔디밭으로 모여 음악회에 동참할 수 있도록 시간을 정한 모양이다.
병실에서 갑갑하게 생활하던 환자나 보호자들에게는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신명에 겨운 몇 사람들은 어깨까지 들썩이며 계속 박수를 치고 장단을 맞춘다.
기분이 좋으면 엔돌핀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건강에 좋아진다고 하지 않았나.
저렇게 연주하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
자기의 실력을 발휘해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로해 줄 수 있다는 것에 얼마나 보람을 가지겠나.
저런 능력은 없지만, 턱을 힘들게 넘어가는 휠체어 탄 사람이라도 밀어준다.
시장기를 느끼면서 집으로 돌아온다.
음악소리는 계속 들려오고, 흥겨운 기분을 갖게 하는 좋은 저녁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