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간담회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을 위해서 학부모, 학생, 교직원의 간담회를 가졌다.
철강공단 주변지역이라 맞벌이부부가 많고, 농사일 하는 사람을 위해서 저녁시간을 이용하기로 했다. 평소 오후 두 서너 시쯤에 학부모님들을 초대하면 스무 명 남짓 정도가 최대인원이었다.
늘 자주 학교에 와 주시는 학부모님들 외에 다른 학부모님들에게도 학교 운영방침을 알리고 협조를 당부 드려야하고, 또 학부모님들의 요구나 희망사항을 그대로 듣고 싶었던 것이다.
2007학년도부터 학생들 부담 없이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해도,
금년부터는 방과 후 학교를 두 시간씩 운영하고,
또 5개 주요교과의 문제집을 무료로 배부해 주어도
학교에서 어떻게 무슨 재원으로 그렇게 운영하는지,
학교운영에 힘 드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관심을 보여주지 않았던 학부모들이었다.
한편 생각해 보면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다.
가정 형편을 위하여 부부가 같이 힘들여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혹은 농사일에 매진하여야 하는 낮 시간에는 10년 후에 금덩어리를 준다 해도 지금 학교에 올 수 없는 실정인 것이다.
학교 교직원들 모두 저녁식사 대용으로 국수 한 그릇씩을 먹고 학부모님들 맞을 준비를 하였다.
혹 저녁식사를 못하고 참석하시게 될 분들을 위해 맛있는 떡도 준비가 되었고,
학생회 간부들이나 참석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다양한 다과도 준비해 두었다.
평소와 다른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셨고,
학교 운영에 대한 설명에도 진지하게 귀 담아 들어주셨다.
진작 이런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멍청함, 게으름을 속으로 탓하면서 학부모, 학생, 교직원들의 간담회를 성공적으로 끝내게 되었다.
저녁 7시 30분에 시작했던 것이 담임과의 면담까지 끝내고 나니 10시가 훌쩍 넘어있었다.
우리 선생님들과 행정실 직원들 참 수고 많았습니다.
우리 학교 발령받아 온지 만 3년 동안 오늘의 퇴근이 가장 늦었다.
몸은 피곤하지만 어깨의 큰 짐을 나누어 진 기분이어서 퇴근발길이 가벼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