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많은 교장
매주 월요일 아침에 전체 직원회의를 개최한다.
직원회의 시에 좀체 나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
꼭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이야기는 담당부장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이 발표하도록 한다.
내 젊었던 시절에 학교는 매일 아침마다 직원회의가 열렸다.
똑같은 이야기가 재탕, 삼탕 되기도 했었고, 별 필요도 없다싶은 이야기도 허다하게 나오곤 했다.
그런 폐단을 생각해서라도, 또 담당업무부장들의 업무추진에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에서도 교장의 부언은 별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분명 학교운영의 방향설정이나 확고한 추진을 밝힐 때는 짧고 확실하게 교장의 뜻을 밝혀주곤 하였다.
지난 주, 젊은 선생님 한분과 교장실에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교장의 욕심이 너무 커서 선생님들이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다.
3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듣고 많은 반성을 했었다.
옛날의 리더십은 Follow me 였지만 지금은 Let's go 라는 말이 생각났다.
이와 관련하여 선생님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선생님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아니 선생님들이 좀더 책임감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서 (역시, 나 위주의 다른 이 설득이 되어 버리는 결과이지만) 몇 가지를 이야기하였다.
『학생지도는 쉬운 게 아니다. 쉬운 일이라면 누가 선생님을 전문직으로 존경하겠는가.
힘내어 열심히 학생들 지도하다가 목표에 턱 없이 부족한 결과를 보게 되면 큰 실망감으로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고,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다시 일어서 학생지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하는 그것이 선생님의 자세이다.
선생님에게 학생들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열정은 모든 것을 다 뛰어넘을 수 있다.
업무의 미숙이라든지, 자기 전공의 부족함이 있을지라도, 열정이 있으면 그런 부족함을 모두 메꾸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열심히 해 보지도 않고 지레 겁을 내어 시도해 보지 못하는 겁쟁이가 되어서 되겠는가.
할 수 있는 한에는 최대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노력하면 분명 결과는 나타날 것이다.
혹, 그 결과가 원하는 정도의 수준에 도달치 못한다하더라도 내가 최선을 다하고 난 뒤라면 내 입장이 그래도 떳떳할 수 있지 않겠나. 열심히 노력하자.』
이렇게 이야기하고서는 우리 선생님들이 얼마나 내 이야기에 공감을 할까 궁금했었다.
직원회의가 끝나고 모두들 씩씩하게 일어서 교실로 들어가는 선생님들을 보고는 우리 선생님들에 대한 믿음이 더 확고해 졌다.
금년에는 우리의 목표를 100% 상위 달성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