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이야기

미니 스커트

회형 2009. 3. 23. 12:21

요사이 들어 부쩍 여학생들의 치마길이가 짧아지고 있다.

담임선생님들을 통하여 지도하도록 여러 차례 전달이 있었으나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학생부 선생님들이 단체로 지도에 나선다고 하는 오늘 월요일 아침 등굣길 풍경도 별로 나아진 게 없어 보인다.

선생님들 이야기로는 요사이 인기를 끌고 있는 ‘꽃보다 남자’라는 드라마의 영향 탓이란다.

드라마를 아예 잘 보질 않고, 좋아하지 않지만 신문이나 TV 뉴스에서 ‘막장’이라는 용어가 등장될 정도의 드라마라면 어느 정도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학생들의 일탈된 생활을 보여주는 것이라는데, 이런 드라마를 공중파를 이용해서 막무가내로 내 보내어도 괜찮은가 의문이 든다.

교육이라는 것이 학교에서만, 혹은 가정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국민 모두가 교육의 전문가가 된 우리나라에서는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TV의 드라마는 학생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특히 인기 있는 드라마일수록 그 미치는 영향은 부모나 선생님을 능가하는 것이다.

벌점을 주고, 벌점이 누적되면 간단한 봉사활동의 형태로 징계를 받곤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솜방망이 처벌일 뿐이다.

담임선생님이 달래고, 학생부 선생님이 으름장을 놓아도 아무런 효과가 없다.

지난주에는 담임선생님 한분이 여학생 치마길이 관계로 학생을 지도하다가 효과가 없자, 그 학부형에게 전화로 학생지도를 부탁했었는데 ‘왜 우리 아이만 가지고 나무라느냐. 다른 아이들도 짧은 치마를 많이 입고 다니던데’라면서 선생님의 이야기에 공박을 하더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이렇게 두어서는 안 되겠다 싶어 교무실에서 가장 연세 높으신 선생님을 동원해서 학부형으로부터 선생님께 사과하도록 그 학부형을 만나보든지 전화로 하든지 학교의 방침을 전하라고 했었다.

오늘 아침 이야기로는 담임선생님께 사과하겠다는 답을 들었다는 결과를 들었다.

내일의 세대를 이끌어나가야 할 어린 학생들에게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 온 나라가 힘을 모아 바르게 나아가도록 해도 모자랄 판인데, 이렇게 엇박자가 나서야 어찌 다음의 밝은 세대를 기약할 수 있으랴.

치마가 짧고, 머리가 길고 하는 문제는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일부의 문제일 뿐 일수도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교육에 몸담고 살아온 경험으로 학생들의 생활지도가 바로 서지 않으면 바른 인성이나 학력은 따라 올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절실히 느껴왔었던 것이다.

또한 용모나 복장에서 단정치 못한 학생들이, 생활 자체도 흐트러져 있는 것을 자주 보게 되는 것이다.

학생들의 인권을 거론하면서 두발이나 복장을 자유로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옳은 말이다.

아무리 나이 어린 학생이라도 존중해 주어야하는 인권이 있다.

그래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에 학생의 인권을 생각해서 체벌을 금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에 소속되어 있는 학생으로서는 그 학교의 교칙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정해진 규칙, 약속을 지키는 마음을 키워주어야 한다.

학교 자체의 규칙을 억압이라 하지 말라.

두발자유화 이후 일부 학교의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학생들의 용모와 하는 행동, 말하는(욕하는) 정도가 거의 비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열정이 없는 학교,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모습에 관심 없다.

‘내 자식인가 뭐’, ‘내가 왜 힘들게 저 아이들을 나무라고 관심을 가져야 하나’, 내년에 저 골치 아픈 아이들 만나지 않도록 학년, 반을 바꾸든지 다른 학교로 전근가야지‘ 라는 마음을 가질 것이다.

학생들을 나무라고 핏대를 내어서 라도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선생님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 분이다.

선생님들의 기를 꺾어서는 안된다.

자기 아이 담임선생님께 폭언을 했다는 학부형이 선생님께 꼭 사과를 하도록 해야겠다.


또한 양식있는 드라마가 되도록 국민 전체가 서명을 하든지, 나쁜 방송이 퇴출되도록 국민운동이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일부 못된 방송 프로그램을 단호히 처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