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사기 전화

회형 2009. 3. 18. 14:36

건강을 위하여 일부러라도 시간여유를 내어 런닝머신 위에서 슬슬 걷기운동을 한다.

오늘도 바쁜 결재 몇 가지를 서둘러 한 다음 운동화로 갈아 신고, 막 시작하여 속도를 높이는 순간에 전화가 왔다.

02로 시작하는 전화다.

서울서 오는 전화는 거의 대부분이 스팸이다.

054나, 휴대폰 전화일 경우엔 ‘예 김**입니다’ 하고 예의바르게 전화를 받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는 그냥 ‘예’ 하고 받는다.

굵직한 남자 목소리다.

‘김**씨죠?’. ‘예’. ‘여기는 양천경찰서 민원실인데요. 검은 가죽가방이 습득되었는데, 신용카드와 …’ 하면서 뭐라고 하는데, 런닝머신 소리 때문에 잘 알아들을 수 없다.

스윗치를 끄고 내려서서 ‘잘 알아듣지를 못했는데 다시 한번 더 말씀해 주시지요.’ 했더니만 전화를 딱 끊어버린다.

02-2645-4400 번이다.

확실한 번호이기에 그곳으로 전화를 걸어봤다.

‘예 민원실입니다’ 어라 민원실이라 하네. 참말인 모양이다.

‘그곳이 무슨 민원실이에요?’ ‘양천 경찰서 민원실입니다.’

‘조금 전에 그곳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요.’

‘이곳에서는 전화한적 없습니다. 사기 전화인 모양입니다.’

‘아니. 전화번호가 그곳으로 되어있는데요.’ 하니 요사이에는 발신전화번호도 조작한다네.

허 참!

이럴 수도 있네.

한동안에 기계음 비슷하게 ‘우체국입니다. ∼’ 하면서 오는 전화는 여러 번 받아봤지만, 실제 남자음성으로 내 이름까지 들이대며 하는 사기전화는 처음 받아본다.

전화가 오면 반가운 마음으로 받아야 할 텐데, 이런 의심부터 먼저 하면서 전화를 받아야 하나. 참 내.

어리 숙한 우리 집 마나님에게 알려주어야겠다.

어디 가서 지갑 잘 잃어먹고, 솔깃한 남의 말에 곧잘 넘어가는 아내가 걱정이다.

오늘따라 외손자 세상 구경하러 나오는 날이라 대구 간다고 나섰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