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문화(칠포리)
포항에서 북쪽으로 해안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칠포해수욕장이 나오고, 해수욕장의 뒤쪽에 삿갓처럼 생긴 산이 곤륜산이고, 곤륜산과 해수욕장 사이 길로 계속 가게 되면 칠포리 마을을 만나게 된다.
이번 포항문화원에서 실시하는 연수에서 현장탐방 기회로 이곳을 찾았는데, 이곳 칠포리는 20여 년 전. 3년 동안 가족들과 함께 고생스럽게 살았던 동네였다. 아내의 근무처가 칠포초등이어서, 힘들게 통근하는 아내의 고생을 덜어주자는 마음으로 그 곳으로 이사를 했던 것이다.
아침마다 뒷산을 오르내리면서 동해를 내려다 볼 수 있었고, 휴일이면 가족들과 함께 동네 구석구석을, 인근 산도 다녀오지 않은 곳이 없었다.
어느 산모퉁이에 가면 고사리가, 어디에는 도라지가, 어느 골짜기에는 인동초 꽃을, 머굿잎이 있는 골짜기는 어디, 산미나리가 나는 곳도 알고 있었다.
한마디로 칠포는 모두 내 손바닥 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는 만큼 보인다 했던가.
이번 문화탐방을 하면서 그것을 실감했었다.
매일 지나다니던 그곳 교회 담벼락에 칠포 관방성 축조 명문석이 있었고, 아침 산책길로 자주 이용했었던 작은 야산 꼭대기가 봉화대였다니.
암각화는 그곳에서 생활하던 당시 포항시내 역사학과 교사들 모임에서 발견되어 메스콤을 탄 적이 있어 익히 알아왔었지만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은 ‘암각화가 있다’는 것 자체뿐이었다.
이 암각화는 언제 조성되어 졌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완전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대체로 청동기 시대에 조성되어졌고, 검파형(칼 손잡이형)이며, 맞은편에는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여성 성기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