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우리집 모기

회형 2008. 11. 25. 13:52

우리 집 모기에게 졌다.

두 손 들었다.

處暑, 白露가 지나면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데,

우리 집 모기는 입동을 지내도 생생하다.

여름내 치고 자던 모기장을 치울 때가 되었다고 생각되어, 며칠 전에는 귀찮기도 하고 하여 모기장 없이 자리에 누웠다.

불 끄고 채 5분이 되지 않아 ‘애에앵---’ 모기소리가 귓전에 들린다.

먼저 자리에 누운 채 모기장 쳐야한다고 이야기하던 아내가 웃는다. 그것 보라는 듯이.

할 수 없이 일어나 모기장을 치고 잔다.

며칠 후

바깥 날씨도 쌀쌀해졌고, 이젠 괜찮으리라 생각하고 또 모기장 없이 자리에 누웠다.

그러나 어김없이 날아든 모기의 공습에 이젠 에어졸 모기약으로 퇴치시켰다.

어둠속에서 분사했었지만 정확하게 타격이 되었던 모양이다.

그 날 저녁은 편안히 잘 지냈다.

어제 저녁이다. 잠결에 모기소리를 듣고는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향해 에어졸 모기약을 분사했었지만 모기약 냄새가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모기소리가 들린다.

벌써 다리에는 두어군데 헌혈을 당했는지 가려워지기 시작한다.

불을 켜고 일어나 가려움을 식혀주는 약을 바르고 다시 모기장을 치면서 ‘졌다. 우리 집 모기에게 두 손 들었다’했다.

참 이상하다. 이 놈 모기들은 추위도 안타는가?

지구 온난화로 덜 추워져서 그런가?

그 동안 추위에 적응이 된 건가?

원래 포항 모기는 전국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금년엔 유독 심해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