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형 2008. 9. 18. 16:22

앉은 자리에서 의자를 돌리면 바로 거울이 보이게 되도록 자리를 옮겨놓았다.

의도적인 이동은 아니었지만, 세면대 위에 거울을 배치하다보니 의자만 돌리면 거울 속에 내 얼굴 모습이 보인다.

참 낯설어 보인다.

내 얼굴이 왜 저렇게 찡그려져 있을까?

만일 누가 갑자기 들어와서 저 얼굴의 내 모습을 본다면,  ‘왜 내게 화가 났지?’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하지 않을까.

이 얼굴이 평소의 내 모습이리라.

이 얼굴을 계속 보고 사는 우리 마누라, 막둥이, 우리학교 교직원들.

속으로 얼마나 언짢았을까?

일심동체라는 마누라도 말은 안해서 그렇지 속으로는 정 떨어지는 일, 수도 없이 많았을거라 생각된다. 워낙 속이 무던한 사람이어서 표현을 잘 안해서 그렇지.

왜 이럴까?

내가 생각해 봐도 참 내 얼굴이 싫어진다.

왜 저래 찡그려 있을까?

돋보기를 끼지 않고 있어서 일까?

거울의 위치를 바꾸어 버릴까?

의자를 좀 삐딱하게 돌려 버릴까?

좋은 얼굴로 보여지도록 하고 싶은데

왜 이렇게 자신이 없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