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사
며칠전 우리학교 여선생님의 결혼에 주례를 봤습니다.
주례를 처음 몇번 설 때는 약간의 신명도 있어서 사양않고 했었는데,
이젠 은근히 부담이 되네요.
주례사를 준비해 갔으나
짧은 주례가 최고라는 말을 듣고는 원고와 관계없이 10분 채 안되는 짧은 시간만에 끝내 버렸습니다.
마치고 축하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 순간 약간의 미안한 마음이 듭디다.
너무 성의없이 한게 아닌가 하고
그러나 모두들 잘 했다고 하네요. 너무 �았다는 칭찬아닌 칭찬인가?
신혼여행 갔다 돌아와서는 잘 읽어보라고 원고를 성혼선언문 사이에 끼어 주었습니다.
주 례 사
遠近 各地에서 公私多忙함에도 불구하시고 오늘 한 부부로 새로이 출발하는 이00 군과 문00 양의 결혼식을 축하해주시기 위해 이 자리에 참여해주신 내빈 여러분들에게 兩家 婚主를 대신하여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또 양가의 어르신네들과내빈 여러분들께서 이 신랑 신부에게 해 주실 말씀을 본 주례가 대신 전해드리는 마음으로 신랑 신부에게 몇 가지 당부토록 하겠습니다.
신랑 이00 군은 **졸업하고, 현재 ##에서 촉망받는 에리트 사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신부 문00 양도 마찬가지로 ** 졸업하고 현재 ##에서 학생 교육에 힘쓰고 있는 선생님으로서 직장 동료들에게서는 부지런하고 솔선수범하는 교육자로서의 자세를 인정받으며, 학생들로부터는 인자하고 자상하며 능력 있는 스승으로서 여러 면에서 모범적인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마 오늘의 신랑 신부가 있게 해 주신 兩家 婚主님들의 家庭敎育이 철저하였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오늘처럼 이렇게 새로운 부부가 탄생할 때에는 일백 百자 참을 忍자 ‘百忍’이라는 글씨를 새겨 주었다 합니다.
이것은 말 그대로 ‘백 번을 참아라’ 는 뜻 외에도 상대방을 존중해주며 나의 생각과 판단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인생관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한 몸을 이루려면 서로가 스스로를 녹일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단단한 강철 두 조각을 붙이려면 붙어야할 부분은 반드시 녹아야 합니다. 나는 녹지 않고 상대방이 나에게로 녹아 들어오기만을 바란다면 결코 두 조각은 하나로 붙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고,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사랑으로 家庭을 아름답게 꾸며나가십시오. 그런 사랑은 쉽게 변해지지 않으며 좋은 가정의 根幹을 만들게 합니다.
긴 인생여정에서 이제 자기의 반쪽을 찾았습니다.
부부는 오래 살게 되면 서로 닮는다합니다. 외모뿐만 아니라 말씨, 생각, 행동까지도 서로 비슷해집니다.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이 '참 그렇구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먼 훗날, 두 사람이 다정히 손잡고 지나간 시간들을 되돌아보는 장면을 간혹 상상해 보기 바랍니다. 그런 날을 갖기 위해서는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사랑하라는 첫 번째 당부였습니다.
두 번째 당부는 부모님에게 孝道하라는 것입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생물체의 본능입니다. 미천한 짐승들도 자기 새끼를 사랑하는 마음은 가지고 있습니다. 가르치지 않아도 가지게 되는 본능입니다. 그러나 孝道는 다릅니다.
孝道는 교육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모든 행위의 근본은 孝에서 나온다는 옛 글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양가의 부모님을 모두 공경하며 섬기는 것을 보고 자라게 될 자녀들은 분명히 건전하고 바르게 자라나게 될 것입니다. 孝는 보고 배우는 교육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孝를 아는 자녀는 분명히 모든 면에서 바르게 자라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모든 행위의 根本은 孝에서 나온다는 말입니다.
세 번째 당부는 자식의 생산과 교육입니다.
결혼의 목적 중 하나는 자식의 생산과 더불어 훌륭한 교육으로 다음 세대를 더 발전시켜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노령화 시대로 급격하게 접어들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다음 세대를 이어나갈 이세의 출산은 개인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인구는 바로 국력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기에 인구가 부족한 형편입니다.
섬돌 위에 작은 신발이 여러 켤레 있는 집에 가서는 큰 소리를 치지 말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지금은 작은 어린아이들이지만 곧 커서 장성한 어른이 되면 여러 방면으로 진출하여 큰 몫의 일을 하게 되니 함부로 대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이지요.
자녀의 생산뿐만 아니라 좋은 교육에도 힘을 쏟아야 합니다. 좋은 교육이란 비싼 돈을 들여 과외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로서의 좋은 행동을 자녀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孝에서도 이야기하였지만 어린 자녀의 행동은 부모의 거울입니다. 부모가 높고 큰 안목을 가지고 바르게 생활하면 자녀들도 자연히 부모의 행동을 본받게 됩니다. 국가의 棟樑이 될 훌륭한 인재를 생산하여 바르게 교육시킴으로 작게는 집안의 영광을, 크게는 국가적으로 번영을 가지게 되도록 부탁합니다.
오늘 새로이 출발하는 이 부부에게 이렇게 세 가지를 당부 드렸습니다.
신랑 신부는 이 세 가지 당부 이야기를 인생여정 중 항상 기억하며 실행하여 모범적인 가정을 꾸려줄 것을 부탁하며 주례사에 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08. 1. 20
주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