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형 2007. 12. 11. 15:41

대학 입학하던 해

동기생 중에 백부가 일본 계시는 친구가 있어

백부로 부터 테니스 라켓을 선물로 받았다며 둘이서 테니스를 난생 처음 칠 기회가 있었다.

그 때만 해도 테니스는 아주 귀족운동급에 들어 있어서

테니스 치는 사람이 드물었다.

'던롭' 테니스 공은 막걸리 한말 정도의 값 이었을 것이다.

한번은 어떻게 잘못 친 공이 테니스 코트옆의 논으로 날아가 버려

둘이서 바지를 둥둥 걷어올리고 논바닥을 헤맨 일도 있었다.

그래도 학교에 다닐 때는 수시로 테니스를 할 기회가 많았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전방에서 군 복무, 시골학교에서의 근무 등으로 테니스 라켓을 들 기회가 별로 많지 않았다.

더군다나

학창시절에는 라인도 없고 네트만 걸려있는 곳에서, 게임보다는 그냥 힘주어 치는 난타였지만

그 후에는 주로 게임으로 진행되다 보니

복식 파트너 보기 미안하여 계속 치기가 힘들었다.

힘이 들어간 난타가 주무기였던 학창시절에는 예쁜 여대생이 같이 치기를 청해 왔었어도

잘 받아 넘겨줄 자신이 없어서 사양을 했더니만

얼굴 붉히고 사라진 뒤 다시는 그 코트에 나타나지 않는 아련한 기억도 있다.

 

몇년전에는 큰 맘을 먹고 레슨을 몇개월 받아보았지만 나이 탓인지 당최 발전을 볼 수 없었다.

 

근래들어

자주 테니스 칠 기회가 있어 이쪽, 저쪽 참가해서 실전을 쌓다보니

이제 제법 기량이 늘어나는 기분이다.

허지만 잘 치는 사람들 눈에는 아직 묘연하겠지만

그래도

얼마전에는 3전 전승, 2전 전승을 올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참 늘지 않는 어려운 운동이다.

크게 잘하는 것은 없어도 다양하게 조금씩은 할 줄 아는게 많은데

그 중에서도 이 테니스는 어렵고 힘든 종목이다.